태풍 매미 피해 경로 이름이 바뀌어 버린 이유

 

태풍 매미는 왜 악명 높을까?

 

태풍 매미는 2003년도에 14번째로 발생한 태풍입니다.

 

2003년 9월 6일에 만들어져서 무려 9일 동안 광범위한 지역에 막대 피해를 입힌 태풍이기도 한데요. 괌에서 시작하여 일본, 대만, 중국, 한국, 북한을 거쳐 러시아와 사할린 섬, 쿠할린 열도까지 모조리 휩쓸어 버렸지요.

 

 

2003년 당시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지역의 경로를 보여 주고 있는데요. 괌에서 시작하여 왼쪽편의 중국까지 갔다가 진로를 꺾어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가 엄청났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매년 태풍 시즌이 되면 사람들이 관심 있게 찾아보곤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원래 태풍 이름을 지을 때는요. 아시아 태풍 위원회에서 내 놓은 총 140개 이름 중에서 하나가 선택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140개의 이름 리스트에 태풍 매미가 없습니다.

 

 

 

태풍 매미가, 이름 리스트에 없다?

 

리스트에도 없는 이름이 태풍 이름으로 선정되었다는 게 말이 되나요? 네, 물론 말이 안 됩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과거로 조금 돌아가야 하는데요.

 

원래 매미라는 이름은 북한에서 내놓은 이름입니다. 아마 2003년 이전에도 꾸준히 사용되어 왔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태풍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했기 때문에, 이후로 이름 후보에서 영구 제명되어 버린 겁니다.

 

 

그래서 북한은 매미 대신 '무지개'라는 새로운 이름을 내놓았는데요. 슬프게도 태풍 무지개마저 엄청난 바람과 비를 몰고 오면서, 또 다시 제명되어 버렸죠.

 

그 뒤에 한 번 더 낸 이름이 '수리개'입니다. 다행히 수리개는 아직까지 제명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고요.

 

 

 

도대체 얼마나 악명 높았을까?

 

그렇다면 태풍 매미는 도대체 얼마나 악명 높았기에 이름 리스트에서 제명까지 당해 버린 것일까요?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태풍의 크기나 바람의 세기 등으로 설명하려 합니다.

 

우선 태풍 등급은 5등급의 맹렬한 태풍이었는데요. 크기 역시 직경이 무려 1,000km에 달하는 대형이었고, 당시 10분 단위로 측정한 풍속은 무려 54m/s에 달했죠. 이 말은 1초 동안 54m나 이동하는 어마어마한 속력의 바람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상상해 보자. 1분도 아니고, 1초 만에 50m를 넘게 이동하는 바람을 말이에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남부 지역인 여수와 진주, 제주, 부산에 엄청난 비를 뿌렸어요. 그나마 태풍 매미로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바로 그 전 해에는 태풍 루사가 한번 헤집어 놓은 탓에 복구에 어려움을 겪었고요.

 

 

 

더불어 태풍 매미 이후에도 매년 메기, 나비, 에위니아, 나리가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2000년대 초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지요.

 

여러 차례 태풍으로 고생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여름 태풍을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고요.

 

특히 태풍 매미와 바로 이전 해에 상륙했던 태풍 루사는 새로운 태풍들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매미에 비해 얼마나 약하다, 루사에 비해 비를 얼마나 뿌릴 것이다 하는 식으로요.

 

 

 

어느 분야에서나 비교의 기준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엄청난 영향력이 있었다는 얘기인데요. 태풍의 경우에는 삶의 터전을 망가뜨린다는 점에서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여름도 무탈하게 지나가면 좋겠네요. 참고로 태풍 이름 짓는 방법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글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시아 태풍 위원회에 속한 14개 국가에서 제출한 이름들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름에도 언제나 건강 관리 잘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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